티스토리 뷰

한국 사회에 이른바 모태솔로라는 말이 있다. 모태솔로란 태어나서 현재까지 이성과의 교제경험이 없는 사람을 뜻한다. 그럼 왜 이 단어가 생성된 것일까? 이런 특징적인 사람이 없는데 갑자기 떡하니 단어가 생성된 것일까? 아니다. 이런 특징적인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런 단어가 생성된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 모태솔로가 많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럼 왜 모태솔로가 많을까?

 

바로 외모지상주의의 여파다. 사회에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치면서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외모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자연스레 갖게 된다. 그러니 어릴 때부터 화장을 하고 멋있고 예쁜 옷을 입는 것을 추구하도록 길들여지게 된다. 이것까지 좋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사람을 위아래로 구분 짓는 것이다. 잘난 놈, 못난 놈으로 구분짓는 것이다남들이 멋있고 예쁘다는 사회적 시선에 따라 화장을 하지 않고 다니며, 멋있지 않고 예쁘지 않은 옷을 입으면 그 사람은 못났다고 무시 당한다.


10년전에 노스페이스 패딩이 유행한 게 그 예이다.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그 옷이 멋있다고 느끼는데 내가 그 옷을 입지 않으면 남들이 무시하는 것이다. (사실 왜 무시하는 지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각자가 입고 싶은 옷을 입는데 왜 남이 참견하는가?)


<사실상 교복과도 같았던 노스페이스 패딩>


어린 나이에 부모와 사회의 인정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성인보다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관습에 길들여지면 결국 마음속의 습관이 된다이런 마음속 습관에 따라 어릴때부터 잘난 놈, 못난 놈으로 구분짓는 데 익숙해진 젊은이들이 대학에 들어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인식이 공고화해진다자기 자신이 못난 놈이라고 느끼게 되면 자신의 자존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우월성 추구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정상적인 것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진정한 우월성 추구를 할 수 없다그냥 못난 나를 잘난 나로 만들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며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개개인의 감정에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결국 노력의 압박감을 견디다 못해 급기야 나는 안 돼, 나는 패배자, 이런 나를 좋아해줄 사람이 없으니 난 연애를 할 수 없어.’라고 포기 선언을 해버리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외모지상주의뿐 아니라 대학입시에 따른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학입시의 결과가 학생들의 자존감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깟 대학입시결과가 자신의 인생을 좌우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는 학생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잘못이다. 그런 잘못된 사고방식을 구축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한국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자존감 악화는 연애를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요인이다. 사람은 참 주관적인 존재라서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면 자기만 사랑하는 게 아니고 남도 존중하고 사랑하게 된다. 자신에게 넘치는 사랑을 남에게 주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다.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마음을 유지하며 겉으로 남을 존중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결국에는 남에게도 그 마음을 표출하게 되어있다. 겉과 속이 다른 위선적인 행태를 자기 자신이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에 원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결국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자존감이 떨어진 한국의 젊은이들이 자기 사랑이 없으니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도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시도조차 못하게 되는 것이다



외모지상주의는 문화적으로 큰 손실을 야기한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람은 결코 자신 내면의 아름다움을 중시 여기지 않는다. 겉모습만 중시여기면 속 모습은 무너지게 마련이다. 사람이 겉모습만 성장했지 속모습은 처참한 폐허와 같은 것이다. 이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한국 사회에 이런 속설이 있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성격이 나쁜 경우가 많다.’

과연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원래부터 성격이 나빴던 걸까? 아니다. 그들도 피해자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쭉 예쁘고 잘생겼다는 사회적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항상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사람은 자신이 높은 사람이고 우월하다고 여기게 되면 타인을 존중하고 공감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이들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되는 도덕적 가치관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또한 그들은 그 사회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외모를 가꾸어야 한다. 그들도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그들도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것이다.


많은 연예인들이 이러한 사회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연예인들은 돈 잘 번다고 좋은 게 결코 아니다. 그들은 돈을 잘 버는 대가로 자존감이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사회의 인정을 받기위해 가꾸기 때문이다.



결국 외모지상주의 문화에서 승자는 없다. 패자들만 있을 뿐이다.

이제는 잘생겼다, 못생겼다는 말을 재창조해야 할 것 같다.

잘생긴 사람은 외모가 잘생긴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잘생긴 사람이다.

못생긴 사람은 외모가 못생긴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못생긴 사람이다.


진짜 승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베푸는 사람이다. 그리고 타인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승자들이 행복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