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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살아가면서 힘든 점이 있다. 바로 누군가가 나를 평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또는 사람들이 대화하는 걸 엿들을 때 그들이 늘 하는 얘기가 있다.

 

야 누구 잘생겼지 않냐.’, ‘걔 진짜 예뻐.’, ‘아 누구는 못생겨서 별로야.’

와 너 잘생겼네.’, ‘오빠 잘생겼어요.’

심지어 나는 못생겨서 안될거야.’,‘걔는 예뻐서 나에게는 관심 없을거야.’ 라는 자기비하까지



잘생겼다? 도대체 뭐가 잘 생긴건가? 원빈 닮은 게 과연 잘 생긴건가?

그러면 원빈은 대한민국에 있는 5천만명이 넘는 모든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잘 생겼다고 느끼는 전 국민의 신앙같은 존재인건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잘생겼다, 못생겼다는 건 개인의 주관적 생각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외모가 어떠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어떤 사람의 눈에는 그들 또한 잘생겨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다른 관점을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으며 뭐라고 해서도 안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 사람의 다른 관점을 폄하시킨다. 남들이 모두 잘생겼다고 칭하면 그사람은 반드시 잘생겨야 하는 존재이고, 반대로 남들이 모두 못생겼다고 칭하면 그사람은 반드시 못생겨야 하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몇몇 연예인들은 이러한 우러러 바라보는 시선에 큰 혜택을 받고 있다. 이런 문화와 관심 덕분에 얻은 혜택이다. 그런데 그 연예인들이 사람들에게 혜택받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곤 있을까?

 

연예인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사 면접에서 성공하려면 일단 사진빨(?)이 잘 맞아야하고 예쁜 화장, 헤어스타일, 옷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외모가 좋아야 한다.

이게 정상적인 회사의 채용인가? 외모와 화장, 헤어스타일, 옷은 단순한 겉치레 아닌가?

결국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 있는 인재를 캐치하는게 중요한 것 아닌가?

회사들이 왜 그걸 모를까? 외모로 평가하는 건 한 순간뿐이라는 걸 왜 모르는건지.



그리고 한국사회에서는 잘생기면 뭐든 OK’라는 우상숭배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잘생기면 뭐든 OK... 그럼 그들이 타인에게 갑질하고 배려하지 않으며 심지어 범죄를 저지르며 살아도 OK인가?

이게 정상적인 사람의 사고방식인가? 이게 정상이라면 이 사회는 분명 병든 것이다. 병들었는데 병든지도 모르는 한낯 바보일 뿐이다.


 


한국의 외모지상주의와 꾸미는 문화는 인간관계에서 피곤함을 느끼게 하고 심지어 연애를 어려워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게 되는 요인이다.

항상 매일매일 외모 가꾸기를 시간을 투자하며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도 꾸미고 나타나야 한다. 한국에서 약속이 있을 때 꾸미지 않는다는 걸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물론 정말 자기 자신을 멋지게 꾸미고 싶어서 자발적 선택을 한 사람

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수고스런 노력까지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 관습상으로 꾸미는 행위를 하도록 암묵적으로 조장하는 데에 있다. 쌩얼을 하며 나타나거나 츄리닝 바지나 후드티를 입고 나타나면 잘못된 걸로 여기는 시선이 있다.

 

한 예로, 내가 지난여름에 소개팅에 참석했을 때 상대방이 나의 옷에 대한 지적한 적이 있었다. 그날 나는 날씨가 덥다는 단순한 생각 때문에 흰색 반팔 티셔츠와 베이직 색 반바지를 입고 소개팅에 참석하였다. 그런데 그 상대방은 나보고 옷이 좀 그렇네요.’이라는 얘기를 하였다. 당시에는 내가 그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언행을 기꺼이 넘어갔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그 사람에게 지적당하고 평가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 옷 자유롭게 입는 게 뭐가 잘못된 것인가? 단순히 덥다는 생각에 그 옷을 입은 게 잘못된 건인가? 내가 입은 옷을 만든 제조사는 사람들에게 그런 안 좋은 평가를 받으라고 이 옷을 만든 것일까?

소개팅때 있었던 일을 어떤 사람A에게 얘기하였는데 사람A는 그 소개팅 상대방이 내가 소개팅을 나온 것에 대한 최소한의 외형적인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그 사람의 말을 한국사회의 관습차원에서는 수긍할 수 있었지만 나의 진실된 관점에서는 결코 수긍할 수 없었다. 내가 그 옷을 입으면서 그 사람에게 물리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끼친 것인가? 내가 소개팅에서 그 상대방에게 물리적으로 피해를 끼친 건 절대로 없지만 만약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그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 (죄송함까지 표현해야하나?)

근데 남의 옷차림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를 입는 사람이면 그 사람은 과연 정신적으로 정상인 사람인가? 이 세상에 힘든 일이 얼마나 많고 시련과 고통이 넘쳐나는 게 이 세상인데 한갗 남의 옷차림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를 받은 사람이면 그 사람은 정말 정신과 상담이 필요하다. 어려운 이 세상 살기 정말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정신과 상담을 추천한다.

 

그 소개팅 상대방의 진짜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내 추측으로 그 상대방은 내 옷차림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를 받은 것이 아니다. 단순히 자신의 평가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서 속상한 것뿐이다.

이건 답이 없다. 그 상대방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다. 자기가 보는 시선을 바꾸던가, 아니면 유지하면서 살아가던가.

 

한차례 큰 경험을 한 뒤로 내 신념은 더욱 확고해졌다. 내 스스로 내 있는 그대로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겠다고 약속한다.



근데 나는 내 신념이 확고해서 그러한 남들의 평가에 관계없이 살아갈 수 있다.

근데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런 평가 때문에 하루하루를 피곤하고 강박적으로 살아간다. 남의 평가를 항상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는 항상 자유롭기를 갈망하는 우리 인간에게 불안감을 초래한다항상 남을 의식하며 남의 평가에 좌지우지되는 삶이 얼마나 불행한 삶인가?

우리 문화가 현재 이러하다.

 

2장에서 계속

Continued to the 2th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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